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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끝자락, 차가운 하늘이 점차 부드러워질 무렵
동쪽 하늘에서 서서히 떠오르는 별자리가 있다.
그 별자리는 황도 12궁의 시작을 알리는 양자리(Aries) 이다.
양자리(Aries) – 황금양털의 전설과 봄을 여는 별자리
양자리는 고대 그리스 신화 속 황금빛 털을 가진 양의 이야기에서 유래하며,
‘봄의 문을 여는 별자리’로 불린다.
겨울이 끝나고 봄이 다가올 때 태양이 이 별자리를 통과하기 때문에
천문학적으로도 새로운 계절과 시간의 출발점을 상징한다.
신화 속 황금양은 왕자의 생명을 구했으며,
그 양털은 후에 ‘아르고호 원정대’의 전설로 이어진다.
이번 글에서는 양자리의 구조와 신화,
주요 별과 천체, 그리고 한국 겨울 하늘에서 직접 찾는 방법까지
‘새로운 시작’을 상징하는 별자리를 깊이 있게 탐구한다.

양자리의 기본 정보
양자리(Aries)는 라틴어로 ‘양’을 뜻하며,
하늘의 서쪽에서 봄철로 넘어가는 경계에 위치한다.
태양이 매년 3월 말에서 4월 초 사이
이 별자리를 통과하기 때문에 황도 12궁의 첫 번째 별자리로 간주된다.
| 라틴어 이름 | Aries |
| 위치 | 물고기자리와 황소자리 사이, 남동쪽 하늘 |
| 면적 | 441제곱도 (중간 크기) |
| 관측 시기 | 11월~2월 (겨울~초봄) |
| 대표 천체 | 하말, 셰라탄, 메사르팀 |
하늘에서 보면 양자리는 비교적 작고,
세 개의 주요 별이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줄지어 있다.
이 형태가 마치 양이 머리를 숙이고 있는 모습과 닮았다 하여
고대인들은 이를 ‘하늘의 양’이라 불렀다.
양자리의 주요 별
| Hamal (α Arietis) | 2.0 | 주황색 | 양자리의 머리, 가장 밝은 별 |
| Sheratan (β Arietis) | 2.6 | 청백색 | 머리 부분의 두 번째 별 |
| Mesartim (γ Arietis) | 3.9 | 흰색 | 고대인들이 발견한 최초의 이중성 중 하나 |
| 41 Arietis | 3.6 | 푸른빛 | 몸통 부분의 별, 별자리 확장부 |
| 53 Arietis | 5.7 | 청색 | 초신성 폭발의 잔재에서 날아온 ‘고속 별’ |
양자리의 대표 별은 하말(Hamal) 로,
라틴어로 ‘양의 머리’를 뜻한다.
지구에서 약 65광년 떨어져 있으며,
태양보다 15배 정도 밝은 주황색 거성이다.
고대 아랍에서는 이 별을 “양의 이마의 별” 로 불렀다.
신화 속 황금양의 이야기
양자리는 고대 그리스 신화의 황금양 크리소말로스(Chrysomallos) 의 이야기에서 유래한다.
옛날 테살리아의 왕 아타마스에게는
왕비 네펠레와 두 자녀, 프릭소스와 헬레가 있었다.
하지만 왕은 새로운 왕비 이노를 맞이했고,
이노는 전 왕비의 자식들을 질투했다.
그녀는 흉년을 꾸며내고, 신탁을 조작해
두 아이를 제물로 바치게 하려 했다.
그때 하늘에서 황금빛 털을 가진 양이 내려와
두 아이를 등에 태우고 도망쳤다.
도망치던 중 헬레는 바다에 떨어져 죽었고,
그 바다는 그녀의 이름을 따 헬레스폰토스(오늘날의 다르다넬스 해협) 라 불리게 되었다.
프릭소스만이 무사히 도착해
그 양을 신에게 제물로 바치고,
그 황금털은 콜키스의 왕에게 맡겨졌다.
이 황금양털은 훗날
‘아르고호 원정대’가 찾아 나선 황금양털의 전설의 출발점이 되었다.
제우스는 그 용감한 양의 희생을 기리며
그 모습을 하늘에 올려 별자리로 만들었다.
양자리의 천문학적 특징
양자리는 작지만 천문학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고대에는 춘분점(Vernal Equinox), 즉
태양이 북반구로 돌아오는 시점이 양자리에 있었다.
그래서 ‘양자리의 첫 번째 점(Aries Point)’은
천문학과 점성학 모두에서 새로운 시작의 기준점으로 여겨졌다.
지금은 지구의 세차운동 때문에
춘분점이 물고기자리로 이동했지만,
양자리는 여전히 ‘봄의 시작’과 ‘생명의 부활’ 을 상징한다.
양자리에는 이중성계, 고속 별, 방출성운 등
다양한 천체가 포함되어 있다.
특히 메사르팀(γ Arietis) 은
시각적 쌍성으로 구분이 가능한 최초의 별 중 하나로,
17세기 천문학 발전의 중요한 이정표로 꼽힌다.
한국 겨울 하늘에서 양자리 찾는 법
양자리는 겨울 하늘의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하는 경계선에 있다.
찾는 순서:
1. 남동쪽 하늘의 밝은 별 알데바란(황소자리) 을 찾는다.
2. 그 왼쪽 아래쪽으로 시선을 옮기면
세 개의 별이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이어진 별무리가 있다.
3. 그 중 가장 밝은 주황빛 별이 하말(α Arietis) 이다.
4. 하말 옆으로 조금 떨어진 청백색 별이 셰라탄(β Arietis),
그 옆에 비교적 어두운 흰빛의 메사르팀(γ Arietis) 이 이어진다.
관측 팁
- 관측 시기: 11월~2월
- 시간대: 밤 9시~자정
- 방향: 남동~남쪽 하늘
- 맨눈으로 주요 별 3개 식별 가능
- 쌍안경 사용 시 별의 색 대비(주황, 청백, 흰색) 뚜렷하게 관찰 가능
문화 속 양자리의 의미
양자리는 고대부터 희생과 구원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그리스에서는 신에게 제물로 바치는 순수한 존재로,
기독교에서는 ‘희생의 어린양’ 으로 상징되었다.
중세의 점성술에서는 양자리를 새로운 시작, 용기, 개척정신의 별자리로 보았다.
한국의 전통 천문도에서도 이 별자리 일부는
‘백양성(白羊星)’이라 불리며 봄의 도래를 알리는 별로 기록되어 있다.
양의 부드럽고 온화한 성격은
겨울의 끝에서 따뜻한 계절이 시작됨을 예고한다.
감성적 해석 – 시작의 별빛, 희생의 상징
양자리의 별빛은 강렬하지 않지만,
그 부드러운 곡선 속에는 시작과 부활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신화 속 황금양이 남긴 희생은
단순한 전설이 아니라,
새로운 생명과 계절의 순환을 상징하는 은유로 남았다.
겨울의 찬 기운이 사라지고
첫봄의 기운이 감돌 때,
동쪽 하늘의 하말이 밝게 빛난다.
그 빛은 마치 “모든 끝은 새로운 시작으로 이어진다”는
하늘의 약속처럼 느껴진다.
결론
양자리는 단순한 별자리가 아니라,
새로운 시간의 문을 여는 상징적인 존재다.
그 안에는 신화의 희생, 천문학의 기준,
그리고 인간의 희망이 함께 담겨 있다.
오늘 밤, 남동쪽 하늘에서
주황빛으로 부드럽게 빛나는 별을 찾아보자.
그 별이 바로 황금양의 머리, 하말이다.
그 빛은 겨울의 끝과 봄의 시작을 잇는
하늘의 신호이며,
우리 삶의 새로운 도약을 상징하는 별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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